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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으로 생각을 키우는 독서와 글쓰기

주미의 독서33

『타타르인의 사막』을 읽고|우리는 무엇을 기다리며 살아가는가 디노 부차티의 『타타르인의 사막』을 읽는 동안 이상하게 마음이 조급해졌다. 분명 큰 사건이 계속 일어나는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별일 없는 날들이 반복된다. 그런데 그 반복이 쌓일수록 점점 더 불안해졌다. 주인공 드로고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처음 드로고가 바스티아니 요새로 향할 때만 해도 나는 그곳이 그의 인생에서 잠깐 거쳐 가는 장소라고 생각했다. 드로고 역시 그랬다. 요새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생활은 단조로웠다. 북쪽에는 끝없이 펼쳐진 타타르인의 사막이 있었지만 정작 적군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드로고는 쉽게 떠나지 못한다.처음에는 떠날 수 있었고, 떠나고 싶어 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요새의 생활은 점점 익.. 2026. 8. 23.
[책 리뷰] 《자몽살구클럽》 한로로|우리가 타인의 슬픔을 쉽게 말하면 안 되는 이유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은 싱어송라이터 한로로가 쓴 첫 소설이다. 동명의 앨범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지만, 나는 음악보다는 소설 자체의 이야기에 집중해 읽었다.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는 조금 독특한 청소년 성장소설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예상보다 훨씬 무거운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소하, 태수, 유민, 보현이라는 네 명의 아이가 등장한다. 각자 다른 이유로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던 아이들은 ‘자몽살구클럽’이라는 비밀 모임에서 만난다.이들에게는 한 가지 규칙이 있다.죽음을 선택하기 전에 20일의 시간을 두는 것이다.그 20일 동안 아이들은 서로를 지켜보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살아갈 이유를 찾아보려 한다. 얼핏 보면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다시 삶으로 돌아오.. 2026. 8. 19.
모두가 알면서도 쉬쉬했던 수녀원의 비밀 《이토록 사소한 것들》_클레이 키건, 줄거리 및 독후감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클레어 키건의 소설 《이토록 사소한 것들》은 1985년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의 바탕에는 가톨릭교회가 운영했던 ‘막달레나 세탁소’의 어두운 역사가 자리하고 있다. 당시 미혼모를 비롯해 사회의 기준에서 벗어났다고 여겨진 여성들이 시설에 수용되어 노동과 억압을 겪었고, 그 현실은 오랫동안 사회의 침묵 속에 가려져 있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처럼 일상의 작고 소중한 것들을 이야기하는 따뜻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초반부는 그렇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소한 것들’이라는 제목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펄롱의 가족빌 펄롱은 석탄과 장작을 배달하며 아내 아일린과 다섯 딸을 부양.. 2026. 8. 16.
요즘 읽을 만한 소설, "우리를 미치게 하는 건 타인이 아니라 나일지도 모른다"_아멜리 노통브의 『오후 네시』 『오후 네시』, 우리 안의 베르나르댕씨를 마주하다 ▍ 침묵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 최근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라는 것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가까운 사람인데도 대화가 통하지 않을 때, 우리는 보통 그 사람을 이상하다고 규정하고 넘어간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쪽은 상대가 아니라, 그 침묵을 견디지 못하는 나 자신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멜리 노통브의 『오후 네시』(원제: Les Catilinaires, 1997)는 바로 이 불편한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는 소설이다. 은퇴 후 조용한 시골집에서 완벽한 노년을 계획했던 부부에게, 매일 오후 네 시마다 찾아와 두 시간씩 말없이 앉아 있다 가는 이웃이 생긴다면 어떨까. 이 짧고 기묘한 설정 하나로, 노통브는 인간관계와 자아에 관한.. 2026. 8. 13.
진짜를 찾던 이야기는 결국 인간을 향했다_《혼모노》_「메탈」 해석,줄거리 ⑤_성해나 우리는 정말 서로를 이해하고 있을까?_《혼모노》_「우호적 감정」·「잉태기」 해석,줄거리 ⑤_성해나 우리는 정말 서로를 이해하고 있을까?_《혼모노》_「우호적 감정」·「잉태기」 해석,줄거리 ⑤_나는 여재화가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_《혼모노》_「구의 집 : 갈월동 98번지」 해석,줄거리 ④_성해나 나는 여재화가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_《혼모노》_「구의 집 : 갈월동 98jumibook.com▌진짜를 찾던 이야기는 결국 인간을 이해하는 이야기였다 성해나의 소설집 『혼모노』를 처음 펼쳤을 때는 단편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호랑이를 만지며 '진짜'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사람을 하나의 모습으로만 판단하는 우리 사회, 국가폭력의 공간을 설계한 건축가,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지.. 2026. 8. 8.
우리는 정말 서로를 이해하고 있을까?_《혼모노》_「우호적 감정」·「잉태기」 해석,줄거리 ⑤_성해나 나는 여재화가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_《혼모노》_「구의 집 : 갈월동 98번지」 해석,줄거리 ④_성해나 나는 여재화가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_《혼모노》_「구의 집 : 갈월동 98번지」 해석,줄30년을 바쳤는데, 신은 떠났다_《혼모노》_「혼모노」 해석,줄거리 ③_성해나 30년을 바쳤는데, 신은 떠났다_《혼모노》_「혼모노」 해석,줄거리 ③_성해나❝당신도 열사예요, 우리처럼요❞_《jumibook.com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성해나의 『 혼모노』를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단편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길티 클럽 : 호랑이 만지기」에서는 '진짜는 누가 결정하는가'를 묻고, 「스무드」에서는 '사람은 하나의 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를.. 2026.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