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 서로를 이해하고 있을까?_《혼모노》_「우호적 감정」·「잉태기」 해석,줄거리 ⑤_성해나
우리는 정말 서로를 이해하고 있을까?_《혼모노》_「우호적 감정」·「잉태기」 해석,줄거리 ⑤_
나는 여재화가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_《혼모노》_「구의 집 : 갈월동 98번지」 해석,줄거리 ④_성해나 나는 여재화가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_《혼모노》_「구의 집 : 갈월동 98
jumibook.com

▌진짜를 찾던 이야기는 결국 인간을 이해하는 이야기였다
성해나의 소설집 『혼모노』를 처음 펼쳤을 때는 단편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호랑이를 만지며 '진짜'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사람을 하나의 모습으로만 판단하는 우리 사회,
국가폭력의 공간을 설계한 건축가,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지만 끝내 엇갈리는 관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통제하는 가족까지. 작품마다 소재도 분위기도 달랐다.
하지만 마지막 작품 「메탈」을 읽고 책을 덮는 순간,
이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져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같은 음악을 듣던 소년들은 왜 다른 어른이 되었을까
「메탈」은 독일 메탈 음악을 사랑하던 시골 소년들의 이야기다.
격렬한 음악을 들으며 세상도 두렵지 않았고,
같은 꿈을 꾸며 함께 미래를 이야기했던 친구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자 각자는 다른 현실을 살아간다.
누군가는 꿈을 내려놓았고,
누군가는 현실과 타협했다.
메탈 음악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사람은 변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히 음악을 이야기하는 소설이 아니다.
소년 시절의 열정과 어른이 된 현실 사이의 거리를 보여 주는 이야기였다.
책 속에 나오는 문장이 오래 남았다.
"귓가로 흘러들어와 온몸을 한 바퀴 훑고서도 빠져나가지 않던 격렬한 열기."
이 문장은 단순히 음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때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젊은 날의 마음을 떠올리게 했다.
▌『혼모노』는 처음부터 하나의 질문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길티 클럽」이 가장 강렬했다.
사람들은 모두 진짜가 되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 진짜는 결국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는 '진짜'였다.
「스무드」에서는 한 사람을 한 가지 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우리는 늘 누군가를 쉽게 정의하지만,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구의 집 : 갈월동 98번지」에서는 질문이 더 커진다.
건축은 사람을 위한 기술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 기술은 사람을 고문하는 공간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건축의 기술은 가르쳤지만 윤리는 가르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AI가 떠올랐다.
AI 역시 뛰어난 기술이지만, 스스로 선과 악을 판단하지 못한다.
결국 기술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다.
「우호적 감정」에서는 이해하려는 마음만으로는 관계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고,
「잉태기」에서는 사랑이라는 이름이 때로는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메탈」은 앞선 모든 질문을 하나로 모은다.
꿈을 잃어버린 뒤에도 우리는 여전히 같은 사람인가.
▌해설을 읽고 나서야 이해한 문장
책의 해설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비밀을 발견하는 눈, 이야기를 지켜주는 귀."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혼모노』를 모두 읽고 나니 이 문장이야말로 소설집 전체를 설명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너무 쉽게 사람을 판단한다.
한 장면만 보고,
한 행동만 보고,
한 번의 실수만 보고 그 사람 전체를 결정해 버린다.
하지만 성해나는 끝까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일은 결국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해설의 문장도 같은 의미였다.
결국 『혼모노』는 타인을 이해하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였다.
▌내가 읽은 『혼모노』
나는 『혼모노』를 읽으며 정답보다 질문을 더 많이 얻었다.
진짜는 무엇인가.
사람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기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사랑은 상대를 위한 것인가.
꿈을 잃어버린 사람은 변한 것인가.
성해나는 어느 질문에도 쉽게 답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작품을 읽는 동안 내 생각도 여러 번 바뀌었다.
처음에는 미워했던 인물을 다시 이해하게 되었고,
옳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또 다른 문제를 발견하기도 했다.

▌『혼모노』를 덮으며
처음에는 『혼모노』가 '진짜'를 찾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성해나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일이 아니라,
끝까지 사람을 이해하려는 태도였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혼모노』는 독자에게 비밀을 발견하는 눈과 이야기를 지켜주는 귀를 가지라고 말한다.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 사람.
끝까지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사람.
자신의 판단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사람.
어쩌면 성해나가 말하는 '혼모노'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계속 질문하며 살아가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집을 덮고도 여전히 많은 질문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 질문들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혼모노』를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될 것 같다.
'주미의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우리는 정말 서로를 이해하고 있을까?_《혼모노》_「우호적 감정」·「잉태기」 해석,줄거리 ⑤_성해나 (0) | 2026.08.05 |
|---|---|
| 나는 여재화가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_《혼모노》_「구의 집 : 갈월동 98번지」 해석,줄거리 ④_성해나 (0) | 2026.08.02 |
| 30년을 바쳤는데, 신은 떠났다_《혼모노》_「혼모노」 해석,줄거리 ③_성해나 (0) | 2026.07.22 |
| ❝당신도 열사예요, 우리처럼요❞_《혼모노》_「스무드」 해석,줄거리②_성해나 (1) | 2026.07.20 |
| 왜 하필 호랑이였을까? <혼모노> 속 기묘한 '호랑이 만지기'의 정체_《혼모노》 해석,줄거리①_성해나 (0) | 2026.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