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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으로 생각을 키우는 독서와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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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칵테일, 러브, 좀비』 리뷰🍸좀비보다 불편했던 가족의 모습 처음 『칵테일, 러브, 좀비』를 보았을 때는 책이 생각보다 작아서 놀랐다. 이렇게 얇은 책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읽고 나니 분량과 여운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이야기 네 편을 읽었을 뿐인데 마음에 걸리는 장면이 여럿 남았다. 조예은의 『칵테일, 러브, 좀비』에는 「초대」, 「습지의 사랑」, 「칵테일, 러브, 좀비」,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가 실려 있다. 귀신과 좀비, 시간을 되돌리는 일처럼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사건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그런 존재들이 아니라 인물들이 살아온 현실이었다. 누군가에게 함부로 말하는 사람, 사랑이라는 이유로 상대를 구속하는 관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지나치는 상처가 오히려 더 익숙하.. 2026. 10. 20.
『아노말리』 줄거리와 결말 해석 ✈️ 또 다른 나를 만난다면? 에르베 르 텔리에 독후감 2020년 공쿠르상을 받은 에르베 르 텔리에의 소설 『아노말리』는 처음부터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청부살인업자, 소설가, 변호사, 가수 등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인물이 차례로 등장한다. 첫 이야기가 청부살인업자의 이야기라 범죄소설인 줄 알았다. 도대체 이 사람들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읽는 동안 계속 궁금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이 소설이 묻는 것은 범인을 찾는 문제가 아니었다. '어느 날 나와 똑같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 아래에는 주요 사건과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아노말리』 줄거리|똑같은 비행기가 두 번 도착하다2021년 3월, 파리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비행기가 심한 난기류를 통과한 뒤 착륙한다. 승객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 2026. 10. 19.
김화진 『악마는 열심히 산다』 완독 후기😈30초의 웃음으로 굴러가는 삶 처음에는 제목부터 재미있었다. 악마가 인간의 몸으로 살아가면서 음식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습이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 몇 번이나 웃었다. 그런데 읽을수록 악마 Z보다 더 마음에 남은 인물은 가영이었다. 재미있는 악마 이야기 속에 이렇게 아픈 사람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 ※ 이 글에는 작품의 내용과 결말에 대한 이야기가 일부 포함되어 있다. 😈 악마는 열심히 살고, 가영은 멈춰 있다가영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고 거의 세상에서 숨어 지내는 사람이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가영을 보며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가영의 과거를 알아갈수록 그가 원래부터 삶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영은 피아노를 좋아했고 음악을.. 2026. 10. 14.
《데미안》 독후감 | 변덕스럽고 흔들리던 싱클레어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어 보았다. 워낙 유명한 고전이라 제목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라는 문장도 여러 번 들어 봤다. 그래서 읽기 전에는 한 소년이 여러 어려움을 이겨 내고 성장하는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읽어 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종교와 선악에 대한 이야기부터 아브락사스 같은 낯선 개념까지 등장한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주인공 싱클레어였다. 싱클레어는 계속 흔들린다.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가도 다시 방황한다. 혼자 자신의 길을 찾으려는 것 같으면서도 데미안을 비롯한 여러 사람에게 강한 영향을 받는다. 읽으면서 몇 번이나 생각했다. ‘싱클레어는 왜 이렇게 변덕스러울까?’ 그런데 책을 끝까지 읽.. 2026. 10. 7.
『죽은 시인의 사회』 독후감|카르페 디엠보다 오래 남은 질문 『죽은 시인의 사회』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아마 ‘카르페 디엠(Carpe Diem)’일 것이다. 오늘을 붙잡으라는 이 문장은 워낙 유명해서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이다. 나 역시 이 작품을 읽기 전에는 자유롭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키팅 선생님과 학생들의 성장 이야기가 중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내게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자유’라는 단어만은 아니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의 입장에서 읽어서인지 오히려 ‘교육은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 ‘교사는 아이에게 얼마나 영향을 주어도 되는가’, ‘아이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더 크게 남았다.특히 닐의 죽음을 지나면서부터는 키팅의 수업을 마냥 멋진 교육이라고만 바라볼 수 없었.. 2026. 9. 28.
『구르브 연락 없다』 줄거리와 해석|웃기지만 이상하게 따뜻한 외계인 풍자소설👽 에두아르도 멘도사의 『구르브 연락 없다』는 처음 몇 장만 읽어도 분위기가 확실한 소설이다. 외계인이 지구에 도착하고, 함께 온 구르브가 사라진다. 남겨진 화자는 연락이 끊긴 구르브를 찾기 위해 바르셀로나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설정만 보면 우주와 외계인이 등장하는 SF소설처럼 보인다. 하지만 막상 읽어 보면 우주선이나 과학기술보다 훨씬 많이 등장하는 것은 식당, 술집, 자동차, 교통 체증, 이웃, 돈, 직장, 예절 같은 아주 현실적인 것들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외계인의 모험담이라기보다 외계인의 눈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풍자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구르브는 어디로 간 걸까?’ 하는 궁금증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읽을수록 구르브를 찾는 일보다 .. 2026.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