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8 김화진 『악마는 열심히 산다』 완독 후기😈30초의 웃음으로 굴러가는 삶 처음에는 제목부터 재미있었다. 악마가 인간의 몸으로 살아가면서 음식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습이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 몇 번이나 웃었다. 그런데 읽을수록 악마 Z보다 더 마음에 남은 인물은 가영이었다. 재미있는 악마 이야기 속에 이렇게 아픈 사람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 ※ 이 글에는 작품의 내용과 결말에 대한 이야기가 일부 포함되어 있다. 😈 악마는 열심히 살고, 가영은 멈춰 있다가영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고 거의 세상에서 숨어 지내는 사람이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가영을 보며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가영의 과거를 알아갈수록 그가 원래부터 삶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영은 피아노를 좋아했고 음악을.. 2026. 10. 14. 《데미안》 독후감 | 변덕스럽고 흔들리던 싱클레어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어 보았다. 워낙 유명한 고전이라 제목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라는 문장도 여러 번 들어 봤다. 그래서 읽기 전에는 한 소년이 여러 어려움을 이겨 내고 성장하는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읽어 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종교와 선악에 대한 이야기부터 아브락사스 같은 낯선 개념까지 등장한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주인공 싱클레어였다. 싱클레어는 계속 흔들린다.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가도 다시 방황한다. 혼자 자신의 길을 찾으려는 것 같으면서도 데미안을 비롯한 여러 사람에게 강한 영향을 받는다. 읽으면서 몇 번이나 생각했다. ‘싱클레어는 왜 이렇게 변덕스러울까?’ 그런데 책을 끝까지 읽.. 2026. 10. 7. 『죽은 시인의 사회』 독후감|카르페 디엠보다 오래 남은 질문 『죽은 시인의 사회』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아마 ‘카르페 디엠(Carpe Diem)’일 것이다. 오늘을 붙잡으라는 이 문장은 워낙 유명해서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이다. 나 역시 이 작품을 읽기 전에는 자유롭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키팅 선생님과 학생들의 성장 이야기가 중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내게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자유’라는 단어만은 아니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의 입장에서 읽어서인지 오히려 ‘교육은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 ‘교사는 아이에게 얼마나 영향을 주어도 되는가’, ‘아이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더 크게 남았다.특히 닐의 죽음을 지나면서부터는 키팅의 수업을 마냥 멋진 교육이라고만 바라볼 수 없었.. 2026. 9. 28. 『구르브 연락 없다』 줄거리와 해석|웃기지만 이상하게 따뜻한 외계인 풍자소설👽 에두아르도 멘도사의 『구르브 연락 없다』는 처음 몇 장만 읽어도 분위기가 확실한 소설이다. 외계인이 지구에 도착하고, 함께 온 구르브가 사라진다. 남겨진 화자는 연락이 끊긴 구르브를 찾기 위해 바르셀로나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설정만 보면 우주와 외계인이 등장하는 SF소설처럼 보인다. 하지만 막상 읽어 보면 우주선이나 과학기술보다 훨씬 많이 등장하는 것은 식당, 술집, 자동차, 교통 체증, 이웃, 돈, 직장, 예절 같은 아주 현실적인 것들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외계인의 모험담이라기보다 외계인의 눈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풍자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구르브는 어디로 간 걸까?’ 하는 궁금증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읽을수록 구르브를 찾는 일보다 .. 2026. 9. 22.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후기|민주가 소망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읽기 전에는 제목에서 먼저 사랑을 떠올렸다. 가질 수 없는 사람을 원하는 이야기이거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 소설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예상은 완전히 달라졌다.주인공 강민주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 남성을 향한 불신이 강하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행동으로 옮긴다. 처음에는 민주가 왜 이렇게까지 남성을 미워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그러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민주가 가진 감정도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이후 만나게 된 수많은 여성의 이야기가 민주 안에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모습을 만든다. 그리고 민주 주변에는 두 남자가 있다.남기와 백승하.나는 이.. 2026. 9. 15. 안면인식장애와 촉감의 기억, 백희성 『기억의 무늬』 줄거리와 결말 포함 리뷰 건축가 출신 작가 백희성의 두 번째 장편소설 『기억의 무늬』를 완독했다. 전작 『빛이 이끄는 곳으로』로 1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그가, 이번에는 '기억'이라는 주제를 감각과 촉감이라는 도구로 풀어낸 작품이다. 읽는 내내 손끝으로 밑줄을 긋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이 소설을 작가 소개, 줄거리, 그리고 나의 감상 순서로 정리해 본다. 📖 건축가에서 소설가로, 백희성백희성은 명지대학교 건축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프랑스 발드센건축학교를 졸업하고, 말라케건축학교에서 건축사 과정을 마친 건축가다. 아시아인 최초로 프랑스의 권위 있는 젊은건축가상인 폴 메이몽 상을 수상했고, '빛의 건축가'로 불리는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의 사무소에서 5년간 디렉터로 활약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2026. 9. 7.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