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재화가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_《혼모노》_「구의 집 : 갈월동 98번지」 해석,줄거리 ④_성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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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을 바쳤는데, 신은 떠났다_《혼모노》_「혼모노」 해석,줄거리 ③_성해나 30년을 바쳤는데, 신은 떠났다_《혼모노》_「혼모노」 해석,줄거리 ③_성해나❝당신도 열사예요, 우리처럼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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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성해나의 『 혼모노』를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단편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길티 클럽 : 호랑이 만지기」에서는 '진짜는 누가 결정하는가'를 묻고,
「스무드」에서는 '사람은 하나의 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구의 집 : 갈월동 98번지」에서는 기술은 누구를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에 읽은 「우호적 감정」과 「잉태기」는 조금 달랐다.
두 작품은 결국 '우리는 정말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남긴다.
▌좋은 마음만으로는 가까워질 수 없다

「우호적 감정」의 배경은 지역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스타트업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더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어 한다.
누구 하나 일부러 상대를 상처 입히려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관계는 계속 어긋난다.
세대가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일을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에 수잔이 남긴 말이 오래 남았다.
"너무 애쓰지 마요. 애쓰면 더 멀어져."
처음에는 조금 차갑게 들렸다.
하지만 다시 읽어 보니 오히려 가장 따뜻한 말이었다.
우리는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좋은 관계를 만들려고 애쓴다.
그런데 그 노력이 때로는 상대를 더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좋은 의도와 좋은 결과는 항상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성해나는 사람 사이에는 쉽게 메울 수 없는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잉태기」는 시부와 며느리의 싸움일까?

처음에는 그렇게 읽었다.
며느리는 시아버지가 싫고,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선택을 끝없이 간섭한다.
하지만 작품을 덮고 해설까지 읽고 나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이 소설의 중심은 시부도, 며느리도 아니었다.
딸 서진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작 서진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엄마는 딸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시부 역시 손주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을 증명하려 한다.
결국 누구도 서진의 선택을 온전히 존중하지 않는다.
해설에 나온 문장이 특히 인상 깊었다.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중심에 자리한 서진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정말 그랬다.
모두가 서진을 위해 싸우지만, 정작 서진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가장 놀라웠던 점
나는 끝까지 시부가 싫었다.
며느리의 삶에 계속 간섭하고, 자신의 방식이 맞다고 믿는 모습이 답답했다.
그런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며느리도 시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둘 다 사랑을 이야기한다.
둘 다 가족을 위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결국 상대를 설득하려 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움직이게 만들려 한다.
방법은 다르지만 본질은 닮아 있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통제하려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는 완전한 선도, 완전한 악도 없는 것 같다.
▌시아가 보여 준 또 하나의 시선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오히려 시아였다.
시아는 할아버지를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엄마는 같은 사람을 누구보다 싫어한다.
같은 사람인데도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할아버지이고, 누군가에게는 가장 불편한 시아버지다.
이 장면을 읽으며 「스무드」가 떠올랐다.
사람은 하나의 모습으로만 판단할 수 있을까?
성해나는 계속 같은 질문을 다른 이야기 속에서 반복하는 것 같았다.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존재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혼모노』가 이어지는 방식
『혼모노』를 읽으며 점점 느끼는 것은 각각의 단편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길티 클럽」은 진짜를 묻는다.
「스무드」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을 묻는다.
「우호적 감정」은 이해하려는 마음만으로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묻는다.
「잉태기」는 사랑이 정말 상대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인지를 묻는다.
질문은 조금씩 커지고 깊어진다.
▌내가 읽은 「잉태기」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가족은 사랑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했다.
사랑에도 욕심이 생기고, 사랑에도 소유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그 순간 상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잉태기」는 시부와 며느리의 갈등을 그린 소설이라기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의 삶을 대신 결정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혼모노』는 정답을 알려 주는 소설이 아니다.
대신 계속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정말 상대를 이해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해한다고 믿으며, 결국 자신의 생각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 『혼모노』의 마지막 작품 「메탈」만 남았다.
지금까지 성해나가 던져 온 질문들이 마지막 작품에서 어떻게 하나로 이어질지 기대하며 다음 장을 넘겨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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