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에 갔다. 수업을 했다. 친구와 놀았다. 집에 왔다."
초등학생들의 일기를 보면 이런 내용이 많습니다. 틀린 글은 아니지만 읽고 나면 무엇을 느꼈는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일기를 가르칠 때 사건보다 의견을 먼저 쓰는 연습을 합니다.
일기는 '기록'이 아니라 '생각'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일기를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시간 순서대로 적습니다.
하지만 일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슨 일이 있었는가'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생각했는가' 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다퉜다면 이렇게 쓸 수 있습니다.
❝ 친구와 싸워서 속상했다.
내가 먼저 사과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다음에는 화가 나도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 ❞
같은 사건이라도 자신의 생각이 들어가면 훨씬 좋은 일기가 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일기를 쓰기 전 네 가지 질문만 해 보세요.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니?
그때 기분은 어땠니?
왜 그렇게 느꼈을까?
다음에는 어떻게 하고 싶니?
이 질문에 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이 글 속에 담기기 시작합니다.
의견이 들어가면 글쓰기 실력도 자랍니다.
의견을 쓰는 아이는 단순히 글만 잘 쓰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유를 설명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힘이 함께 자랍니다.
이 능력은 독후감, 설명하는 글, 논설문까지 이어지는 글쓰기의 기초가 됩니다.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한 가지
아이가 일기를 보여주면 맞춤법보다 먼저 이렇게 물어봐 주세요.
"너는 왜 그렇게 생각했어?"
이 한마디가 아이의 생각을 더 깊게 만들어 줍니다.
일기는 글씨를 많이 쓰는 숙제가 아닙니다.
하루를 통해 내가 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아이의 일기에는 사건보다 ❝의견 한 문장❞ 이 들어갔는지 함께 살펴보세요. 그 한 문장이 아이의 글을, 그리고 생각하는 힘을 조금씩 성장시켜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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